앞 글에서 화면이나 세트, 소품 면에서의 아쉬운 점을 몇 가지 언급했지만, 사실 이 드라마에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은 비주얼적 표현보다는 내용적인 측면, 즉 드라마의 설정이나 플롯의 흐름, 인물의 캐릭터 및 대사의 민망함 같은, 프리프로덕션적 요소의 탓이 컸다. 만화 원작이라 황당무계하고 오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이 많은데, 단순히 황당무계하고 오버만으로 가득했다면 원작을 비롯해 대만판 일본판 드라마들까지 대대적인 히트를 기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만화적 설정의 황당무계함과 민망함은 원작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판 자체의 문제라는 편이 가까울 듯.
<꽃보다 남자>처럼 원작과 이후의 파생상품까지 검증된 콘텐츠의 경우,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건 어떻게 보면 안전빵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추어 제작된 원작을 어떻게 TV드라마라는 포맷에 맞게 각색할 것인가, 그리고 기존에 만들어진 대만판/일본판 드라마 및 영화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라는 해결과제를 가진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대만판의 경우 원작의 플롯진행을 거의 그대로 따라간 반면, 일본판은 만화책에서의 에피소드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다면 한국판의 경우는? 1-2회만 가지고 본 현 상황에서, 한국판은 만화적인 "상상력"에 중점을 둔 "판타지"로 포지셔닝을 한 게 아닐까. 포스터의 캐치프레이즈도 <상상, 그 이상의 판타지 로망스> 이고. 그런데.... 판타지라고 모든 게 다 황당무계에 오버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 설정은 가상의 세계라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상황의 진행은 어느정도는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어야 드라마가 말이 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가 있을 텐데, 지금까지 본 한국판 꽃남은 상황설정이며 캐릭터는 현실과는 영~ 동떨어진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으며, 캐릭터들이 읊는 대사는 도대체 보통상황에서 저런식의 대사를 하나? 싶을 정도로 현실감이 떨어지는 상황.
이쯤에서 접어줘야겠지?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학교 시스템, 만들어 내야만 했나?
한국판 꽃남에서 전작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설정은 <신화학원>이라는 학교의 성격, 그리고 주인공이 이 학교에 다니게 되는 경위이다. 원작에서 주인공은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명문사립학교에 입학했고, 이미 상당한 시간을 재학한 상황. 대만판과 일반판은 이 설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한국판은 실제 한국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특별법"을 언급해 가며 가상의 학교 시스템을 만들어 냈고, 일반인은 접근도 못 하는 특별한 귀족학교이기에 서민인 주인공은 '전학'이라는 장치를 통해 이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설정을 설명하기 위해, 1회는 그 상당부분을 상황설명을 위한 나레이션에 할애했다. 이 드라마의 설정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과연 이러한 가상의 교육체계를 만드는 일이 필요했을까 하는 점이다.
확실히, 원작에서 중심이 되는 학교의 시스템은 철저하게 일본적인 설정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딱 맞아떨어지는 예를 찾기는 어렵다. 일본의 고교입시제도는 희망학교에 지원해서 시험을 치는 식인데, 공립과 사립의 등록금 차이가 현저하다 보니 웬만한 학생들은 공립에 진학하고, 사립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의 부유한 계층에 속한다. 그리고 유명 사립학교의 경우 "에스컬레이터" 식이라고 해서, 어느 정도의 학업성취도를 달성한다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주욱 같은 재단의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게이오재단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경우, 어느 정도의 성적만 되면 일반 입시를 거치지 않고도 게이오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 (게이오대학 출신이라는 모 아이돌 그룹의 멤버도 이러한 에스컬레이터식의 수혜자라고 한다. 단, 아무나 다 자동으로 진학하는 건 아니고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시스템이 이렇다 보니 사립학교의 경우 유치원부터 주욱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지만, 중간에 입학시험을 쳐서 중학교나 고등학교부터 다니는 경우도 있다.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일본만화나 라이트 노벨을 보면 "나는 중학교부터 (혹은 고등학교부터) 이 학교에 다녀서..." 어쩌구 하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 그런데, 사립학교가 공립에 비해 교육환경이 좋다고들 하니, 보통의 가정환경이라도 성적이 좋고 부모의 교육열이 높다면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사립에 다니는 경우도 있고 (<파라다이스 키스>의 유카리가 이런 경우), 성적 좋고 집이 잘 살아도 본인이 싫으면 공립에 시험 쳐서 다닐 수도 있다 (<그 남자 그 여자> 의 아리마가 이런 경우). 원작에서의 츠쿠시는 아빠가 만년 평사원인 평범한 샐러리맨 집안이지만, 부모가 명문고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본인도 성적이 좋았기에 입학시험을 쳐서 명문사립 에이토쿠 학원 고등학교에 입학한 케이스. (헥헥... 말로 설명하려니 힘들다)
그런데, 한국에 과연 이러한 시스템이 전무할까? 에스컬레이터식은 아니지만, "명문사립고"는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도 전혀 낯선 개념은 아니다. 이런 학교의 경우 등록금이 후덜덜하다 보니 웬만큼 부유한 집안에서나 보낼 수 있는 거고. 굳이 이런 특수한 예가 아니더라도, 강남 8학군에서는 아파트 평수 따라 친구한다, 는 식의 이야기는 80년대부터 TV 드라마 등을 통해 공공연히 떠돌던 얘기이기도 하다. 게다가, 사립학교라는 배경에서 에스컬레이터식은 전혀 중요한 내용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부유층이 대다수인 사립학교에서 나타나는 빈부격차, 돈이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배금주의(F4의 악행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학교때까지 잘 나가던 주인공이 본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상황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위화감과 스트레스. 이러한 배경이라면 궂이 가상적인 학교 시스템을 만들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그런 사회의식을 드러내는 게 문제라면 대만판이 그랬듯이 배경을 대학으로 바꾸든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러브신 같은 것도 한국의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하기에는 수위가 좀 높을것 같은데, 오히려 대학으로 배경을 설정하는 것이 수위에 대한 논란 등을 고려할 때 더 나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해외로케도 한데다가 혜선양-현중군 키스신 나온다는 걸 보니 얘네들 섬 가는 에피소드 나오겠고, 사쿠라코 캐릭터 나오는 걸 보니 호텔사진소동도 나올 것 같은데, 그걸 도대체 어떻게 처리할 건지 많이 걱정 된다 =.=)
허나, 가상적 배경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그러한 배경 안에서 스토리가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면 참신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한국판 꽃남에서는 그런 식의 가상적 상황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개연성의 구축이 부족했고, 그러다 보니 스토리가 현실과는 유리된 채 붕~ 떠버려서 "말도 안 되는" "황당무계한" 드라마가 돼 버렸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가상의 학교 현실이 드라마의 배경적 측면 뿐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이나 캐릭터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동기 같은 부분마저 흔들리고 말아 버린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에서.
나의 츠쿠시는 이렇지 않아!!!! ㅠ.ㅠ
원작 <꽃보다 남자>의 주제는 츠카사를 비롯한 F4가 츠쿠시로 인해 변해 간다는 측면도 크지만, 츠쿠시 쪽에서 본다면 "자신답게 살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초반의 3각관계에서 츠쿠시가 루이와 잘 되지 못했던 이유도 루이와 함께 있을때의 츠쿠시는 F4에게 바락바락 대드는 평소의 본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했던 것. 츠쿠시가 숨겨 왔던 본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그러한 본모습을 발전시켜 갈 수 있도록 했던 것은 (애초에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츠카사였던 것. 완결인 36권에서의 "18kg의 교복이 5kg이 되었다"라는 메타포는 본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짐을 벗을 수 있었던 츠쿠시의 변화를 상징하며, 이런 맥락에서 원작 <꽃보다 남자>는 F4의 성장담인 동시에 주인공 츠쿠시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일본판에서는 이 "자신다움"이란 주제를 더욱 부각시켰는데, 츠쿠시가 에이토쿠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것은 부모의 집착 뿐 아니라, 입시설명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시즈카의 "자신답게 살아 주세요"라는 말에 크게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설정을 더했다.)
한편으로, 츠쿠시는 모든 게 비정상적인 에이토쿠 학원에서 제정신이 박힌 얼마 안 되는 학생 중 한 명이다. 중학교에서는 학급위원을 할 정도로 적극적인 리더였고 우수한 학생이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그렇게 될 수 없기에 그저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가고, 학교가 지옥같지만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기에 가족에게는 내색하지 않은 채 무사히 졸업하기 위해서 없는 듯 죽어지내기로 결정하는 등, 원작에서의 츠쿠시는 생각이 깊고 사리분별이 가능한 타입으로 그려진다. 사실 원작 중간중간의 그 많은 삽질과 엇갈림은 츠쿠시의 저런 사려깊은 성격 탓이 크기도 하고. 츠쿠시의 분위기 파악력(?)은 츠카사에게 처음 대드는 장면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데, 츠카사의 심기를 거스른 친구를 변호하고자 나선 츠쿠시가 한 말은 "야!... 메테...쿠다....사이. (그! 만둬..주세..요.)" 하고 꼬리를 내렸던 것.
그런데, 잔디를 "전학생"으로 설정함으로써, 한국판에서의 주인공은 그 학원 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수 없는, 별종이 돼 버린다. 그리고, 말만 "죽었다 생각하고 살아야지"라고 생각할 뿐. 도대체 얘는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건지 욱 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고 낄 데 안 낄 데 구분 못하고 나선다. 준표가 잔디에게 내뱉는 "너는 오지랍이 컨셉이냐?"는 이 드라마에서 얼마 안 되는 시의적절한 코멘트였던 셈. (현실생활에서 겁도없이 매번 그런식으로 나서면, 오지랍 소리 들으면서 왕따되기 딱 좋다 --; ... 사실 분위기 파악 못 하고 나서는 게 KBS 일일드라마 여주인공의 전형이긴 한데, 실제로 그런 타입이 있다고 생각하면 아~주 짜증나는 스타일인거다.) 게다가 얘 지후한테도 너무 대놓고 들이대고, 보면서 쟤는 바보야 뭐야 하는 생각이 한두 번 든 게 아니었다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답게 산다"라는 여주인공의 성장을 과연 제대로 그려낼 수 있지 의문이고, 원작의 심지굳던 츠쿠시가 한국판에서는 정말 왕짜증 캐릭터가 돼버리고 말았으니 그저 안습일 뿐이고. 아.... 진짜 나의 츠쿠시는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다고....ㅠ.ㅠ
잔디가 신화학원에 다녀야 되는 이유도 잘 이해가 안 된다. 우선, 그 학생 하나를 특기생 입학시킨다고 학교의 대외 이미지에 도움되는 게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안 간다고 우기던 잔디가 왜 부모 말을 듣게 됐는지도 불명확하다. 단순히 입시문제 해결이라고 보기에도 좀 약하고, 수영장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요새 구민회관 이런데 수영장 잘 돼있던데.... 명문고 다니는 자신 때문에 체면세우는 부모를 실망시키기 싫어서, 자신의 학비/도시락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는 가족들을 생각해서 자신을 억눌렀던 원작 혹은 일본판의 츠쿠시를 생각하면, 그 행동의 동기라는 것이 설득력도 약하고 산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러고 보니 도시락 에피소드는 교복다림질 에피소드로 바꾼건가;;)
그러고 보니, 한국판 꽃남이 현실적인 사회적 맥락을 좀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주인공의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측면도 그렇지만, 나중에 나오게 될 잔디네 집 몰락의 이유도, 원작에서는 회사의 정리해고였지만 한국판에서는 잔디 부친의 경마로 인한 패가망신, 이 될 것 같은데. 이거야말로 갈등의 원인을 사회보다는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식의 짜증나는 이데올로기가 아닐는지.
막장만은 참아주길
2회까지 본 결과로는 작가분의 필력...도 조금 걱정된다. 일단 대사가, 현실생활에서의 대화체와는 심하게 괴리가 있더라. 2회에서 잔디-지후 대화는 분명히 대화를 해야 되는데 장황하게 연설들을 하고 있어서, 도대체 그런 대사가 입에 붙을리가 없으니, 혜선양 연기는 억지로 대사를 외운 것마냥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는. 잔디가 돌려차기를 날린 후에 이정과 우빈이 "누구 닮은 것 같지 않냐?" 하면서 뻔히 보이게 뜸들이는 것도 너무 민망했고 (원작에서는 바로 "츠카사 누나 닮지 않았냐?"라고 치고 나간다), 준표가 "쟤 나한테 반한게 틀림없어"라고 억측을 날릴 때 주변에서 "야 너 정말 대단하다"라고 하는 건 진심인지 비꼬는 건지도 분명하지 않고. 분명 이 드라마 애들 연기력 논란 나올 것 같은데.... 배우들 탓이 아니라고, 대사 자체가 입에 붙지가 않는데 어떡하냐고 --;; (안그래도 A형이 채영양 대사 너무 못친다고 뭐라 그러길래... 대사가 이상한 거라고 해줬음 =.= )
게다가 드라마 한 회분의 구성 면에서도,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모르지만, 분명히 한 회별로 중요 사건/포인트가 있고 각 회별로 클라이맥스며, 다음회와의 연결은 어때야 하는지를 미리 정해놓고 대본을 집필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건 어째 그런게 없는지... 1회에서 나와야 되는 선전포고가 2회, 그것도 한참 중간에야 나온 것도 그렇고, 1회는 그런 부분에서 끝나는 건 아니잖나 싶고... 왠지 전체 줄거리를 잡아놓고 죽죽 쓰다가 대충 분량으로 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이런 기분은 <유리가면> TV판 애니 이후로 정말 오래간만이다.^^ 게다가 납치되기 전에 잔디가 도망가는 부분은 별로 웃기지도 않은게 괜히 시간만 잡아먹는 군더더기라고 생각되고 (이건 연출 측면인가?). 대사며 연출이며 좀 쳐낼 부분은 과감히 쳐내고 깔끔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듯.
그리고..... 이 부분은 굉장히 조심스러운데, 작가분이 원작을 완전히 소화하고 재구성하고 있는 건지 의문. 2회에서 돌려차기 뒤에는 "청정무순결"이니, "더이상 못참아"를 위시한 잡다한 말보다는, "선전포고다!" 라는 한 마디가 나왔어야 한다. 만화 1회를 마무리하는 핵심 대사이기도 했고, 36권의 엔딩 신에서 츠카사에 의해 되풀이되는 말이기도 하니. 그런데 거의 꽃남의 시그니쳐 대사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대사가 생략되다니!! 도대체 작가분은 만화책을 정독을 하신 건지 어떤 건지 심히 궁금해지고... 만화원작에서는 중간중간 나오는 명대사를 실사로 보는 맛도 쏠쏠한 법인데 왜 작가분은 그런 대사의 묘미를 살리시지 못하시고 다 손발오그라들게 갈아치우시는지 좀 서운하기도 하다.
사실, 꽃남 원작은 이 작가가 거의 신인때 만든 거라 초반에는 연출이 그렇게 세련되지는 않은데다, 만화의 경우, 잡지연재 1회당 나름 클라이막스가 있게 나름이니... 만화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다가는 드라마가 산만해질 우려가 있다. 게다가, 사실 이 만화가 인기가 있던 탓에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다 보니, 뒤에 가면 막장의 기미마저 보인다. (오죽하면 작가가 죽어서 다른 사람이 대신 그린다는 소문까지 돌았겠는가;;) 따라서, 드라마작가가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기조를 잡고 구심점 있게 각색을 하지 않으면... 자칫 막장드라마로 빠질 수도 있으니... 제발 그 사태만은 피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일본판이 TV 드라마에 맞게 재구성을 엄청나게 잘한 케이스인데, 거의 책 전체 스토리를 해부해서 한참 뒤 내용을 앞부분의 줄거리와 결합시키기까지 했다는. 사실 발표당시 경악스러웠던 캐스팅을 가지고 그런 작품이 나온 것은 정말로 대본 컨셉과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의 승리라고밖에 할 수 없다. -- 나는 진짜 오구리 슌이 그렇게 루이에 어울릴줄 몰랐다고... ^^;;;)
<꽃남> 10대용 드라마여서는 안 된다.
항간에는 <꽃남>을 가리켜 중고생들의 겨울방학을 노린 10대용 드라마인 만큼, 10대의 눈높이에 맞춰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꽃남의 주시청층이 10대라고만은 할 수 없는 것이, 90년대 중반에 한국에 소개된 장수만화인 만큼, 꽃남과 함께 자라온 2-30대 팬들 역시 한국판 드라마화를 많이 기다려 왔으며, 이들 역시 충성도 높은 시청층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10대 풍의 말장난에 의존하는 드라마보다는, 어른들이 봐도 손발오그라들지 않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바란다면 이미 순수함을 잃은 노땅의 지나친 요구일까? ^^;;;
* 쓰다 보니 원작 스포일러가 꽤 많이 들어갔다는.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피해가셈~
* 다 써놓고 보니 제목이랑 상관없이 글이 삼천포로 가버렸다능... --; 태클은 정중히 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