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무지하게 늦어진 후기.
문화생활이랑은 담 쌓고 살던 암울한 3년의 끝자락에, 드디어 큰맘먹고 공연을 다녀왔다.
허나 이미 때는 5월 말에 공연은 6월 2주... 이미 좋은 티켓은 다 나가버리고 없던 것 --;
골든서클은 고사하고 오케스트라석도 저 어디 뒤쪽 좌석만 남아 있는 가운데, 그나마 남아 있는 유일한 골든서클 좌석이 ①번, 그리고 가능한 좌석 중 제일 나은 오케스트라석이 ②번이라, 한 5분쯤 고민하고, 가격도 가격인 데다가, "역시 사이드보다는 센터!" 라는 생각 하에 ②번 좌석을 예매했다. 그리고 한 1주일쯤 있다가 도착한 티켓이 바로 요거.
푸하하하! 저 티켓 가격이 보이시는가! 62달러에다가 예약수수료 8불해서 총 70불에 저 공연을 꽤 좋은 자리에서 봤다는 말씀. 사실, 예매 다 해놓고 나서는 같은 공연팀이 9월에 내한공연하는 걸 알고는 잠시 땅을 쳤으나, 티켓가격을 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는. (나는 평일공연을 봤기때문에 주말보다는 10불이 쌌다. 그리고, 싹이 말랐던 골든 서클도 주중공연은 85불, 주말은 95불. 확실히 한국보다 1/3 이상 싸다.)
하여간 공연날이 되어 띵가띵가 버스를 타고 덴버로 출발~ 덴버 다운타운은 워낙 손바닥만해서 뭐 찾기 쉽기는 했는데, 그쪽으로는 또 가본 적이 없어서 나름 별세계였다는. 한국오기 전에 한번 와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놓은 종합 공연 컴플렉스, Denver Performing Art Complex 되시겠다.
뮤지컬 공연하는 Buell Theatre는 저~ 안쪽에 있다. 사실은 Tang Concubine도 보고싶었는데 못봤... (흑)
그런데, 기껏 사진에 글자 다 박아 놨더니 스펠링 틀렸... --;; 왜 얘네들은 여기서 뜬금없이 영국식 스펠링을 쓴거냐구. --;;;

오늘의 메인공연 포스터~

2층 올라가는 계단에 프로젝터로 쏴지고 있는 CBS 로고. 얘들이 후원 좀 크게 했나보다.
극장 내부 인상은 "흠, 잘만들어 놨군" 이라는 거. 저런 벽화도 깔끔하고. 대중적 뮤지컬 상영하는 극장치고는 좀 많이 럭셔리한 분위기였달까. 그런데 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스탭 아줌마가 오더니만 사진 밖에서만 찍고 안에서는 찍으면 안된다고 주의를 해 주면서, 관광 왔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나 3년동안 살았는데, 한번도 못 와봤다고, 그래서 기념으로 찍어갈려고 그런다 했더니 이 아줌마 왈, 그러면 옆건물인 오페라하우스에 갔다와야 된다고 호들갑. 거기에 되게 유명한 건축가가 만든 샹들리에가 있다나 뭐라나. 자기 이름 팔고 들어가서 사진 찍고 나오란다. 흐흐. 아줌마가 너무 강추를 해서 안면에 철판 깔고 갔다왔다.

요거이 럭셔리 오페라 하우스~

요거이 그 샹들리에
하이튼간, 오페라하우스는 어찌나 입구부터 들어가시는 분들부터 럭셔리하시던지... (떱)
허나, 럭셔리 분위기는 뮤지컬 극장도 마찬가지. 아니 20달러짜리 제일 싼 티켓 사서 3층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왜 옷은 저렇게들 차려입고 왔나 해서 청바지에 잠바때기 걸치고 간 나는 잠시 쫄기도 했으나... 막상 입장할 때 나랑 같이 줄서있던 사람들(=좋은 자리 끊은 사람들)은 대부분 청바지에 티쪼가리.... --;;

하여간 기왕 갔으니 캐스트 판 사진도 한방 박아주고. 그런데 이 사진 이렇게 흔들렸을 줄 몰랐다... 안습 ㅠ.ㅠ

팜플렛, 포스터 등등 관련상품 파는 곳. 비싸기도 비쌌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 --;;
일단 공연장에 들어가면 사진촬영은 금지라 사진은 못 찍었는데, 왜이렇게 줄이 안 줄어드나 했더니만... 들어가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세상에나, 자리를 안내해 주고 있는거다 --;; 그래서 심지어 공연 시작도 지연. 그런데 공연시작한다는 그 어떤 안내방송도 없이 시작해서 깜딱. 내 뒷자리에 앉은 아가씨는 무슨 콘서트장에 온 모냥 한 사람 등장할 때마다 어찌나 괴성을 질러 대시던지, 또 깜딱.
하지만 공연이 너무 훌륭하니 그런 사소한 거는 걍 넘어가 줘야겠지? 이래서 브로드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들이 너무너무 잘한다. 특히 흑인아이들의 보컬은 정말 인체구조가 다르구나 하는 점을 실감하게 할 정도로 압도적. 아직 내한공연 티켓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는데, 구할 수 있으면 꼭 티켓구해 보라고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공연이다. 쪼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커튼콜이 느무 기계적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거. (허나 이게 오프닝도 아니고 막공도 아니니께 머... --;; ) 미국 캐스트 공연 느낌이 이렇게 다를 줄 알았으면 (한국에서 두번이나 봤지만) 팬텀도 함 보러갈걸.... 하고 피눈물을 흘렸다 ㅠ.ㅠ
공연이 끝나니 거의 11시 반이라 이거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야되나 궁시렁거렸으나, 그 시간까지 다운타운 셔틀버스는 여전히 다니고 계셨으니... 그야말로 미국 최고의 대중교통으로 뽑힐만 한 덴버 버스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크크)
얘들은 극장 바깥에 나부끼던 올해의 라인업. 위키드 저거 함 보고 싶은데 날짜가 안맞고 ㅠ.ㅠ 어떻게 디펜스하러 미국 가는 날짜 맞춰서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나 함 볼까 한다. (근데 미국판 보기 전에 한국판부터 봐야 될 것 같은데... 울나라에서는 혼자서 공연보러 가기가 좀 그래서리 고민 중. 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