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좋은 기사였기 때문에 진작에 올리려고도 생각했으나,
본인의 게으름도 있고, 현재 팔리고 있는 잡지라는 점도 작용해,
과월호가 된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오늘 베스티즈에 관련글도 꽤 올라왔더군요. (이건 밑에 같이 링크해 올릴게요)
기본적으로 송지나 작가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굉장히 짜깁기에 능한 작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이런 결과에, 이런 대응이 별로 놀랍지는 않습니다.
모티브 차용에 짜깁기의 결정판인 <모래시계>도 그냥 넘어간데다가,
심지어 우리나라 드라마 사상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마당인데요.
(이건 제가 1995년에 관련 레포트 쓰면서부터 이미 알고 있던 거라..
"어디선가 한 번은 본 듯한, 대중들의 기억 속에 친근한 코드를 차용"아라는 결론을 냈다죠)
..... 뭐 저런 얘기는 언제고 다시 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되고.
하여간, 아래 글은 여기저기 퍼가 주시면 감사할 따름이며,
(살다보니 이런 경우도 생기는군.. --; )
만일 저작권에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태왕사신기」의 「바람의 나라」 무단도용 혹은 표절의혹
어떻게 시작되어 어디까지 가고있나
2004년 9월 14일 오전 11시 소공동 롯데호텔.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최초의 HD 드라마 ‘대망’의 명콤비인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는 발표회작에 나란히 앉아 70분 36부작의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제작계획을 밝힌다. 남북합작을 포함하여 영화, 만화, 소설, 게임의 병행 제작 등 다양한 부대사업도 같이 진행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같이 발표되었다. 이 뉴스는 다음날 각 신문에 실렸고, 그 기사를 본 만화 독자들은 “「바람의 나라」로 드라마를 만드나?”하고 생각하였으며 이것이 다섯 달이 넘어가는 논란의 시작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2004년 하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는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제작하는 「태왕사신기」의 「바람의 나라」 표절시비일 것이다. 이 사안은 만화장르의 이중적인 위상, 시놉시스의 창작물로서의 가치 등 여러 가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현재 「태왕사신기」 시놉시스와 「바람의 나라」간의 유사성을 놓고 저작권 심의조정위원회의 막바지 심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허브>에서는 이 문제를 보다 널리 알리고, 관심 있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태왕사신기」표절시비에 관한 기획기사를 마련하였다. “바람의 나라 무단도용 대응본부 (http://cafe.daum.net/savebaram) 카페”에서 기사 및 자료를 협조하였다.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표절에 무감각해지는 것
- 「태왕사신기」의 「바람의 나라」 무단도용 문제를 제기하며
글 : 세류(강채수경) / 해명태자(전혜진) | 바람의 나라 무단도용 대응본부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이 인간의 형상을 한 청룡, 백호, 주작, 현무 4신수의 도움으로 고구려를 건국하고,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4신수의 도움을 받은 광개토대왕이 대륙을 정복하고 대제국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드라마 「태왕사신기」. 2004년 9월 14일 롯데호텔에서 화려한 제작발표회를 가진 이 드라마에 대해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를 읽어 본 독자라면 한 번 정도는 고개를 갸웃거렸을 것이다.
공식적으로 공개된 「태왕사신기」시놉시스를 슬쩍 읽어 보기만 해도 이 드라마가 「바람의 나라」는 물론, 그 동안 시중에 나와 있던 여러 고구려 관련 창작물들과 놀라울 정도로 많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형민우 작가의 만화 「태왕북벌기」와 정립 작가의 소설 「광개토대제」 등이다. 시놉시스를 보면 소개된 인물의 성격이 「바람의 나라」에 나오는 여러 주인공과 닮았다는 점,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은 여러 정황이 소설 「광개토대제」와 비슷하다는 점, 백제의 왕과 고구려의 왕이 한 여자를 사이에 놓고 갈등을 벌이는 애정 구도는 또 다른 어느 로맨스 소설과 유사하다는 점 등 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다. 그 중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람의 나라」의 근간이 되는, 사신과 신시(부도)에 대한 설정이며, 시놉시스 곳곳에서 발견되는 심각한 역사 왜곡의 위험성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는 우선 「바람의 나라」내용의 도용문제를 중심으로 사건을 짚어보자.
제작발표회와 함께 시놉시스가 발표된 직훔 김진 작가와 「바람의 나라」를 사랑하는 만화독자들은 「바람의 나라」와 「태왕사신기」의 유사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였으며, 김진 팬클럽 “별님사랑”을 중심으로 ‘바람의 나라 무단도용 대응본부’ 카페가 개설되었다. 김진 작가 역시 9월 19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번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고, 이후 다섯 달이 지났다.
작가는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 이를 제소하여 공식적인 판단을 요청했고, ‘바람의 나라 무단도용 대응본부’에서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홍보 및 내용상의 유사성에 대한 분석에 착수했다. 또한 김종학 프로덕션 측에 지속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였으나, 적극적인 해명보다는 침묵과 회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서 김종학 프로덕션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한 팬들의 항의에 대해 2004년 12월 18일 홈페이지 관리자가 “문의하신 내용에 대해서는 해당 드라마의 제작진을 통해 카페로 공식적인 연락을 드리겠다”고 답변했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대답도 해명도 없는 상황.
송지나 작가는 이에 대해 “김종학 PD로부터 광개토대왕 얘기 같은 거 한번 해 보자는 제의만 받고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작품을 기획했다”며, 「바람의 나라」에 대해서는 “솔직히... 저에게는 좀 어려운 만화였고, 앞부분을 몇 번씩 들춰가며 인물 맞추기를 하다가 아 나의 만화 독해력은 참으로 일천하구나...하면서 포기했었습니다. 그러니 그 만화의 설정을 제가 무의식에서라도 차용할 일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바 있다.
또한, 송지나 작가의 팬클럽 “드라마다”의 회원도 표절 주장은 억지라 주장하며, 송지나 작가가 아니라고 하니 아닌 것이라는 무성의한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송지나 작가의 드라마 「로즈마리」와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완전한 사랑」의 내용이 서로 똑같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시놉시스를 교환해 보았다는 작가가 “시놉시스는 시작일 뿐, 끝은 아닙니다. (중략) 그리고 시놉의 내용을 제가 잊어버린 것도 맞습니다. 시놉은 적어서 메일로 날려 보냈던 그 때 이후로는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 이후로 너무 많은 자료와 생각의 전환과 발전과 이바구 들이 있어서, 시놉을 적었을 때는 삼만 년 쯤 전으로 생각됩니다”라며 1년을 준비했다는 말을 무색하게 했을 뿐, 만화계의 해명 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김종학 프로덕션의 대응과 별개로 지난 몇 달간의 홍보를 통해 이 문제와 관련한 대중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데는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무단도용 대응본부’ 및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생산한 두 작품 간의 유사성에 대한 분석 글이 폭넓게 배포되었으며 인터넷언론을 중심으로 수차례 기사화되기도 했다. 아직까지 언론보도의 대부분은 「태왕사신기」의 주연을 결정하는 인터넷 투표라든가, 김종학 PD의 인터뷰 기사 같은 꼭지에 할애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인터넷과 각종 문화공간에서 느껴지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명확히 「바람의 나라」의 손을 들어 주고 있는 것이 사실.
표절에 무감각해진 사회에서 창작자는 제대로 된 창작의 싹을 틔우기 어렵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는 말로 사건을 덮거나 혹은 혼성모방(Hybridization), 오마쥬 등의 용어로 명백한 도용을 물타기하려는 시도는 만화 뿐 아니라 문화전반에서 창작의 기틀을 흔들게 될 것이다.
「바람의 나라」의 내용과 「태왕사신기」 시놉의 유사성은 「바람의 나라」의 배경이 되는 역사에 대한 설정 뿐 아니라, 작가에 의해 창작된 설정들까지도 「태왕사신기」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태왕사신기」의 시놉에서는 역사물이라는 주장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역사를 무시하는 설정들이 다수 눈에 띄고 있을 뿐더러, 몇몇 관련서적의 단락을 그대로 베껴 적은 흔적까지 발견될 정도였다.
이미 만화로, 온라인 게임으로, 소설로, 뮤지컬로, 트레이딩 카드로, 우표로 제작되며 고구려에 대한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인정받아 온 「바람의 나라」는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논의 중단을 통보한 이후 2004년 9월에 KBS와 드라마 제작에 대한 구두 협의를 거의 끝마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계약이 이루어지기 직전 고구려사를 다룬 드라마에 대한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듯이, 많은 문제점을 내포한 시놉시스를 제시하여 서둘러 제작발표를 한 전후의 정황을 볼 때 내용상의 유사성에 대한 기술적인 시시비비 이전에 상도의적인 논란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상황.
김진 작가와 「바람의 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드라마 제작과정에 대한 평가절하 혹은 손해배상이 아니라 김종학 프로덕션과 송지나 작가의 적절한 해명이며, 이를 통해 「바람의 나라」가 창작물로서 그 가치를 존중받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김종학 프로덕션과 송지나 작가는 이에 관한 최소한의 해명도 하지 않았으며 해외체류 등의 소극적이고 회피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만화는 다양한 매체로 이식될 수 있는 소재의 바다로 새로이 각광받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다모(茶母」와 「풀하우스」가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며, 「궁」또한 드라마화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의 한쪽에는 만화의 저작권이 무시되는 이중적인 상황도 여전히 존재하여 MBC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의 경우 이희정 작가의 만화 「내게 너무 사랑스러운 뚱땡이」의 설정과 인물구도가 유사하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바람의 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의 막강한 영향력을 등에 업고 만들어진 유사품 때문에 13년간 창작되어 온 한국만화의 대표작 하나가 아류작으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야간비행」의 사례를 기억하며
20대~30대가 주를 이루는 <허브>의 독자 중에는, 1999년에 일어났던 ‘야간비행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당시 「바람의 나라」, 「쿨핫」을 비롯한 여러 만화작품에서 대사와 캐릭터, 설정 등을 차용한 작품이 창작물로 인정되려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만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힘을 보태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도 마친가지. 온전하지 못한 저작권법, 부족한 판례, 만화에 대한 미진한 인식 등 현실적인 어려움은 여전하지만, 이러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만화계와 만화독자들의 노력에 의해 한 걸음씩 긍정적인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면 그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 만화가 창작물로서 제대로 대접받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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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무단도용 대응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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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두근두근 체인지의' 표절 문제는 '유사성은 인정되나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공중파에서 종영되었으므로 보전이유 없다'는 다소 황당한 판결이 났다고 합니다.
작가분께서는 '절반의 성공'이라 평하시면서, 항소하실 예정이라고 밝히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 이희정님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