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본사 하는 걸 중심으로 리뷰+전망 비스무리한 것을 써보려고 했으나,
뭐 세상사 다사다난하다 보니 매번 계획만 세우고 실천은 하나도 못했... --;;
허나, 일본의 TV방송과 그 시스템을 온전히 체험한 이 한해를 그냥 보내기는 너무 아쉬워...
연말특집으로 함 해본다. 이름하야, 올해 최고의 일드 + 나를 낚은 일드.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선정하는 것이니, 태클 걸 거면 살포시 창 닫아 주삼.
그리고, 확실히 한국서 컴퓨터로 좌르륵 몰아 볼 때랑
지상파 TV로 매주 한 편씩 닥본사 할 때랑은 다른 시청환경만큼이나 감상도 다를 수 있으니,
이 점 역시 감안해 주시길 바라마지 않는 바임.
우선, 올해 최고의 일드 BEST 5
일본 TV 드라마 방송 시스템의 가장 큰 특성은, 한국이나 미국마냥 같은 시간에는 몽땅 드라마~ 라는 형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시간대에 어느 방송사에서는 드라마, 옆에서는 오락프로, 옆에서는 뉴스 뭐 이런 식이라, 나름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는. 덕분에, 매 분기 시작할 때마다, 아... 뭘로 닥본사를 하나, 라는 고민 따위는 저멀리멀리. 고로, 새 분기 시작할 때마다 가능하면 첫회 정도는 보는 방향으로 했다. 허나, 꼭 3, 6, 9월에는 일이 생겨서 엔딩 닥본사는 제대로 한 게 거의 없... =.= 10월분기는 나름 너무 바빠서 제대로 못 챙겨봐서... 좋은 드라마지만 내가 아직 제대로 못 챙겨 본 것들 분명히 있을거다. 그리고 내가 뽑은 것 중에서도 엔딩이 안들호로 간 것도 물론 있을 거고. 하이튼간.
5위: 절대영도 - 미해결사건특명수사 (絶対零度〜未解決事件特命捜査〜)

우에토 아야
평균시청률 14.4%, 최고시청률 18.0% (1회)
올해 일드의 트렌드라고 하면 한류열풍과 미드열풍 사이에서 나름 정체성을 찾으려는 듯, 한드풍의 드라마와 미드풍의 드라마가 꽤 눈에 띄었다는 점을 들 수가 있겠다. 그 중에서, 미드풍의 대표주자가 바로 요 절대영도. 부제와 옆 그림에서 감 잡았을 수도 있겠으나... 요거 "Cold Case"의 일본판.. --; 아예 시작할 때 콜드 케이스 어쩌고 저쩌고 하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하고 그래서, 혹시 이거 제대로 미국에서 판권 사 와서 만든 건지 아주 궁금했으나, 그렇지는 않은 모양. 이거 끝나고 나서 3분기 TV아사히에서는 "Without a Trace"를 따라한 게 분명한 드라마도 방송했다. --;;
뭐 설정도용의 분위기는 팍팍 풍기지만, 나름 제대로 로컬라이즈한 드라마라는 생각. 콜드 케이스의 설정은 그대로 (심지어 여주 원탑 주연까지) 가져왔으면서도, 다루는 사건이나 그 해결방법에 일본의 사회상이나 동양적 정서가 잘 반영되었다는 생각. 우리나라도 제발 이런 에피소드형 드라마 좀... 좀.... ㅠ.ㅠ
4위: 팀 바티스타 2 - 제너럴 루주의 개선 (チーム・バチスタ2 ジェネラル・ルージュの凱旋)

이토 아츠시, 나카무라 토오루, 니시지마 히데토시
평균시청률 14.4%, 최고시청률 16.0% (7회)
5위의 절대영도와 세트로, 덕분에 4월부터 6월까지 화요일은 그냥 닥치고 후지TV에 채널고정이었다. --;; 절대영도가 콜드케이스였다면, 이건 닥터 하우스 --;;; 이상한 병으로 실려온 환자를 좀 치료해 보다가 웨메 이게 아니었네~~ 하고 다시 제대로 병명 밝혀내서 치료하는 성깔 까칠한 의사가 나온다는 점에서 그저 일본판 닥터 하우스 아류...같았으나, 팀 바티스타 시리즈이다 보니, 병원 내의 비리를 캐내 보려는 시도가 함께 잘 어우러진 수작. 시청률 추이를 봐도 점점 스토리가 진행돼 가면서 탄력을 받은 케이스다. 병원 비리의 핵심이자 성깔만 드러운 줄 알았던 의사가 알고보니...라는 스토리. 다른거 다 차치하고 시라토리랑 하야미 샘의 대결구도가 너무 좋아서 그 투샷만 나오면 광희난무했... (쿨러럭). 원래 주인공임에 분명한 타구치 선생은 그냥 여기서는 아오안이 돼버렸다는. 그나저나, 이거 쓰려고 위키를 찾아 보니, 내년 초에 스페셜판 드라마 나온단다. 얼쑤~~!!! (고로 연말연시는 TV와 함께)
3위: 비밀 (秘密)

시다 미라이, 사사키 쿠라노스케
평균시청률 9.1%, 최고시청률 11.2% (최종회)
히로스에 료코 주연 영화였던 그 비밀 맞다. 원작은 히가시노 케이고 (도대체 히가시노 케이고 원작 드라마는 1년에 몇편씩 하는 듯...) 어차피 줄거리 뻔히 다 아는 거라 안 보려다가, 채널 돌리다가 걸렸는데 주연배우 두 명 연기가 후덜덜해서 중간부터 닥본사 한 드라마. 시다 미라이 이 아이는 3분기에 <해머 세션>이라는 영 이상한 드라마에서 영 이상하게 나와서, 얘도 마의 16세를 못 넘기나...하고 애통해 했으나, 그것은 바로 기우. 속에 아줌마가 들어 있는 연기를 너무 후덜덜하게 소화했다는. 오히려 줄거리를 다 알고 보다 보니 이 아이의 표정연기 하나하나가 더 팍팍 와닿아서 좋았던 듯. 원작 영화가 히로스에 료코의 상큼발랄한 미모를 바탕으로 (이 드라마 때문에 영화판도 다시 봤는데 히로스에 왜이렇게 이뻐... --;; ) 전반적으로 가벼운 터치로 갔다면, 드라마판은 시종일관 심각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아빠와 엄마의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었다. (제미 끝나고 집에 오던 어느날 튜터님이랑 이 들마에 대해 극찬을 하면서 그 아빠 불쌍해서 어떡하냐고 난리난리를 쳤었다는 ㅠ.ㅠ) 마지막회가 조금 좀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그 정도는 가뿐히 상쇄. 마지막 두 회를 아주 눈물 질질 짜믄서 봤다는 ㅠ.ㅠ (나 웬만해서는 드라마 보면서 칠칠맞게 눈물 따위 안 짜는 사람이다 --;; ) 이 드라마가 호평이었는지, 영화판의 제작사였던 TBS에서는 다음주에 영화판을 재방송 해주신단다. --;
2위: 프리터, 집을 사다 (フリーター、家を買う。)

니노미야 카즈나리, 타케나카 나오토, 아사노 아츠코, 이가와 하루카, 카리나
9회까지 평균 시청률 16.8%, 최고시청률 18.6% (9회)
일단 4분기 방송 드라마 중에 제일 기대하던 것이긴 했으나, 워낙 10월부터 바빠서 못 보고 있다가 날잡아 몰아 봤는데, 정말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손색이 없는 드라마. 제목이 저래서 어느 프리터의 좌충우돌 취업기, 뭐 이런 얘기인 줄 알았더니, 전혀 상관 없는 가족드라마로, 평범한 듯 했던 중산층 가정에 어느 사건이 터지면서 취업난, 대화단절, 이지메, 격차사회 등등 일본 사회의 온갖 이슈를 싸잡아 보여 주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설정 보면 니노미야랑 카리나가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지만, 카리나는 그냥 덤으로, 진정한 주인공은 그냥 이 집 식구 네 명. 참 오랫만에 타케나카 나오토 아저씨의 코믹하지 않은, 진중하고 칼수마 넘치는 연기를 볼 수 있다 (미르히는 잊어주셈!). 연말인데도 불구하고 이번주에 최고시청률을 찍었으니, 다음주 막방 시청률이 얼마가 나올지도 주목 포인트.
그럼, 이 들마도 뛰어넘은 단연 올해 최고의 들마는?
개봉박두~~
그나저나, 중간부터 삘꽂혀서 닥본사 한 들마가 있는가 하면, 예고보고 꽂혀서 닥본사 했다가 아주 욕나온 드라마도 많으니, 그 중에서 특별히 세 편을 뽑아 봤다.
이름하야, 나를 낚은 일드 BEST 3
3위: 꺾이지 않는 여자 (曲げられない女)

칸노 미호, 타니하라 쇼스케, 츠카모토 타카시, 나가사쿠 히로미
평균시청률 14.6%, 최고시청률 18.6% (최종회)
주인공의 까칠한 성격이나 시작 부분의 에피소드 등을 봐서, <파견의 품격> 류인 줄 알았다가 제대로 낚였다. 그래도 참 저렇게 인생 꼬이고 궁상 떠는 여주인공 얘기가 남의 일이 아니라서 끈기를 갖고 보려 했으나, 어째 주인공 포함 나오는 인물들이 다들 저렇게 찌질한지... 특히 임신 에피소드가 터지면서는 아주 정머리가 떨어져서 욕하면서 봤다는 --; (그래도 그동안 본 게 아깝잖아 ㅠ.ㅠ) 마지막까지 <호타루의 빛 2>와 각축을 다투었으나, 이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더 찌질해서 당당히 순위권을 차지했다 --;
2위: 솔직해지지 못해서 (素直になれなくて)

에이타, 우에노 쥬리, 영웅재중, 세키 메구미, 타마야마 테츠지
평균시청률 11.2%, 최고시청률 13.2% (2회)
아... 이거 무슨 롱바케 작가가 썼다고 하고, 이뻐하는 배우들 무더기로 나오고, 첫회의 편집은 너무너무 전성기의 일드스러워서 좋아라~ 하면서 봤건만. 이 회가 갈수록 진행되는 막장 스토리와 찌질함의 극치를 달리는 캐릭터 (특히 재중이 캐릭터 너무 안습.... ㅠ.ㅠ) 덕분에 정말 팬심으로도 극복하지 못한, 너무 힘든 드라마였다. (팬심으로 극복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드라마는 <엽기인 걸 스나코> ㅠ.ㅠ) 그리고, 말만 트위터지 이건 그냥 인터넷 동호회 아니냐고... 하여간 이래저래 총체적 난국이었던 드라마. 단, 삽입곡 hard to say I love you는 참 좋더구먼.... (먼산)
허나, 총제적 난국이었던 이 들마마저 뛰어넘은 올해 최고의 낚시 들마는...
뭐... 많이들 예상하셨으리라 생각되나..
하여간 이것으로 대략 올해 일드를 정리해 볼까 한다. 내년부터는 분기마다 착실히 리뷰 써볼까 하는데, 과연 잘 될까 모르겠네...? ㅋㅋㅋ